일본의 Digital Transformation. 그리고 세대 간의 간극

요즘 일본 회사들의 채용 페이지에 가 보면 많이 보이는 포지션이 있다.

바로 ‘Digital Transformation 담당자’

한국에서는 흔치 않은 이 포지션이 하는 일은, 아날로그적인 일본의 시스템들을 디지털화 시키는 작업을 하는 담당자이다.
이처럼 일본에서도 디지털화에 다양하게 자원을 투입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내가 처음 일본에 왔을 때와는 달리 이미 많은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내가 처음 일본에 온 2019년만 해도, 현금 없이는 갈 수 없는 곳이 많았으나 요즈음은 현금 없이도 어디든 갈 수 있는 느낌이다.
동네 이자카야를 가도, QR 코드로 주문을 하는 시스템이 많이 도입되었고 결제도 QR pay(라인페이나 페이페이 등), 신용카드를 쓸 수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지난 달부터, 나는 수영을 시작했다.
이제 건강을 좀 챙겨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런데, 이 헬스클럽에 가입하려고 하니 인터넷 웹사이트에서 회원가입을 해달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나는 그냥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회원가입을 했다.

그러다 어느 날, 헬스클럽의 리셉션 창구에서 어떤 할머니 두 분이 스탭분과 열심히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스텝 분은 할머니들께 회원가입은 스마트폰으로 하셔야한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할머니 두 분은 놀라셔서 어떻게 하냐는 반응을 보였다.

사실 일본은 아직도 피쳐폰 인구가 꽤 되는 나라이다.
길을 걷다가도 옛날 플립폰 같은 것들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을 쉽지 않게 볼 수 있다.
(놀랍게도, 30-40대로 보이는 사람들도 많다.)
하물며, 할머니 세대는 어떠하겠는가.
디지털화가 가져오는 생활의 편리함은 확실히 있겠지만, 고령 인구들에 대한 대응 창구도 어느 정도는 남겨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단 일본 뿐 아니라 한국도 예전에 박막례 할머니 유튜브 채널에서, 키오스크를 이용해서 햄버거를 주문하며 힘들어하시는 할머니의 모습이 담긴 비디오를 본 적이 있다.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영상이었다.

세계화 시대에 태어나 살아가며, 다양한 인종이나 성별에 관해서 많은 담론들을 보았다.
이처럼 ‘다양성’이라는 것이 중요해진 우리 세대에서, 우리가 접하는 매체로는 목소리를 내기 힘든 윗 세대에 대한 ‘다양성’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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